2019 한일 무역분쟁 이후 양국 간의 경제협력 전망

DLEE

논문 소개 및 요약

제목: Making Sense of Japan’s Export Restrictions against South Korea, – Domestic Symbolism, Empowered Premiership, and Anti-Korea Sentiment (authored by Jiyoung Kim, Wenxin Li, Seunghee Lee)

요약

일본의 ‘화이트 리스트’는 무기 개발에 사용될 수 있는 전략 물자나 기술 등을 수출할 때 절차를 간소화 할 수 있는 안전보장 우호국을 따로 지정해 놓은 리스트이다. 2019년 8월 일본 정부는 이 화이트 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기로 결정하였으며, 그 원인에는 2018년 말 한국 대법원에서 일제 강점기 때 조선인 노동자를 강제 징용했던 미쓰비시(三菱) 기업에 손해 배상 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한일 역사 갈등은 늘 존재하였으나 이 문제가 무역 분쟁으로까지 확대된 것은 1965년 양국 국교정상화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렇다면 역사 문제가 양국이 오랫동안 암묵적으로 지켜오던 정경분리의 원칙에서 벗어나 전례없던 무역 분쟁으로까지 번지게 된 원인은 무엇인가? 본 논문은 2019년 한일 무역분쟁 사례가 일본 국내 정치에서 어떠한 상징적 의미를 갖는지, 또한 관저주도 정치로 인해 강화된 수상의 영향력이 일본 내 혐한 정서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분석함으로써 그 원인을 밝혀내고자 한다.

국내정치적 상징성(Domestic Symbolism)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치적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가장 핵심적인 수단은 국민의 지지를 얻어 선거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따라서 정치인들은 외교 문제가 발생했을 때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줌으로써 비교적 쉽게, 저비용으로 국민적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다 (Whang, 2011). 따라서 국내정치와 외교정책은 불가분한 존재이며 특히 선거가 가까울 수록 정치 지도자들은 외교문제에 있어 강경한 정책을 채택하여 유권자들의 표심을 획득하려고 한다 (Smith, 1998).

2019년 요미우리 신문(読売新聞)에서 일본 국민을 대상으로 한국에 대한 신뢰도를 조사하였는데, 설문 응답자 중 74% 가 “한국을 불신한다” 고 대답하였다. 그 이유는 한국 정부가 역사 문제 면에서는 국가 간의 조약과 국제법을 준수하지 않는다는 국민적 인식이 깊게 자리잡혀 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1965년 국교정상화와 더불어 체결했던 ‘한일 청구권협정’ 에서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을 이미 완료했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일본 국민들은 이미 조약을 통해 해결된 문제를 가지고 한국에서는 정권이 바뀔 때 바다 계속 번복하여 문제를 삼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당시 아베 신조(安倍晋三)수상과 자민당 의원들은 이러한 국민적 정서에 기반하여 한국의 대법원 판결에 대응하는 방법으로 경제 제재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일본 외무성 관료들은 한국에 경제 제재를 가하는 것이 양국 모두에게 해가 될 것으로 전망하여 이러한 정부의 자세를 우려하고 나섰다. 내각과 자민당 의원들이 외무성과의 합의를 이루지 못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경제 제재를 가한 이유는, 이 정책을 합리적 계산 하에 채택하였다기 보다는 국민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상징적’ 도구로써 채택하였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관저주도 정치와 혐한 정서 (Empowered Premiership and Anti-Korea Sentiment)

일본 정부는 1994년부터 2014년까지 장기간에 걸쳐 여러 정치적, 행정적 개혁을 통해 수상의 영향력을 확대해 왔다. 이 과정에서 전문 관료 집단보다는 내각과 여당이 정책 결정과정에서 더 큰 권한을 갖게되었다. 특히 수상은 내각의 인사를 직접 임명할 수 있게 되었으며, 수상이 정한 소수 각료들만 모여 국가의 정책을 결정할 수 있게되는 등 엄청난 정치적 힘이 수상이 머무는 관저에 응집하게 되었다.

2019년 당시 일본의 경제산업성 장관이였던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는 한국의 대법원 판결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을 일본의 화이트 리스트에서 배제할 것을 처음 제안했으나 이 의견은 경제산업성 내에서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관료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세코 히로시게가 이러한 정책을 제안한 이유는 평소 강제징용이나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하여 수정주의적 역사 인식을 가지고, 혐한 정서를 이용해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어내려고 했던 아베 내각의 선호를 상당 부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세코 히로시게는 아베와 같은 파벌 출신의 정치인으로, 아베를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세를 보여온 인물이다. 결국 수상과 소수 각료들이 정책을 결정할 수 있는 일본의 정치 시스템이 일본 내에 혐한 정서를 만연하게 하는데 일조한 것이다.

향후 전망

2022년 7월 8일 아베 전 수상이 선거 유세 중 총살로 인해 세상을 뜨게 되었다. 아베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틀 뒤 치뤄진 일본의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은 압승을 이루었다. 이러한 선거 결과에 대하여 많은 언론은 아베를 애도하기 위해 국민 표심이 집결된 것으로 보도하였다.

선거 이후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는 아베의 정치적 뜻을 이어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보였다. 일본 우익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아베의 정책 기조를 이어 받겠다는 기시다의 굳은 심지를 미루어 보았을 때, 한일 양국 간의 관계의 실타래가 쉽게 풀릴 것으로 전망 되지는 않는다. 특히 일본의 경제 전문가들이 2019년 무역 분쟁 당시 한국에 경제 제재를 가하여도 일본 경제에 큰 타격이 오지 않을 것으로 분석한 결과들과 더불어 우익세력이 일본 정치를 지속적으로 주도한다면 조기 회복과 협력은 더욱 어려워 질 것으로 보인다.


참고문헌

Kim, Ji Young, et al. 2021. “Making Sense of Japan’s Export Restrictions against South Korea.” Asian Survey, Vol. 61, No. 4, 683–710.

Smith, A. 1998. “International Crisis and Domestic Politics.” American Political Science Review, Vol. 92, No. 3, 623–638.

Whang, T. 2011. “Playing to the Home Crowd? Symbolic Use of EconomicSanctions in the United States.” International Studies Quarterly, Vol. 55, No. 3, 787–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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