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크
함께 읽을 글 | Brown et al. (2000). Rational Choice and Security Studies: Stephen Walt and Hist Critics. Cambridge: The MIT Press.
방법론으로서 게임이론과 Formal Modeling
방법론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Large-n이라고도 하는 양적 방법론(Quantitative methodology)이 있고, 사례연구로 대표되는 질적 방법론(Qualitative methodology)이 있습니다. 하지만 양적 방법론도 질적 방법론도 증명을 하는 방법의 일종입니다. 일반적으로 실증적인 테스트하기 전에 이론적 추론과 연역적 사고를 통해 설득력있는 인과적 메카니즘(Causal mechanism)을 구축하게 되는데, 이를 위한 방법론 역시 있습니다. 이 추론 과정에서 중요한 기준 중 하나 바로 일관성(consistency)인데, King, Keohane, & Verba(1994, 105)는 내부적으로 일관된 이론적 추론을 하는 방법론으로 Formal modeling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연구는 변수 간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 모델을 만들게 되는데, 주로 경제학에서 활발하게 사용하는 게임이론(Game theory)을 활용하여 변수 간의 관계를 설명하는 수학적 방식을 Formal modeling이라고 합니다. 정치학에서는 합리적 선택 이론(Rational choice theory)이라는 이름의 집합적인 이론 또는 방법론의 일부로 게임이론 및 Formal modeling이 발전되어 왔습니다.
게임이론을 활용한 국제관계 연구와 International Security 에서의 논쟁
국제관계학에서 많이 활용되는 안보딜레마, 사슴사냥, 치킨게임, 사적정보, 약속이행, 청중비용, 선출인단 및 승리연합 등의 개념은 게임이론을 통해서 상당부분 이론이 구체화되고 발전하였습니다. 게임이론을 활용한 국제관계 연구는 1990년대 특히 활발하게 이루어졌는데, James Fearon, Bruce Bueno de Mesquita, James Morrow, Robert Powell 등의 학자들이 International Organization, World Politics, American Political Science Review, Journal of Conflict Resolution 등의 저널에서 활발하게 게임이론 연구를 발표하였습니다. 국제관계학 분야에서 게임이론을 활용한 방식이 인기를 얻으면서 미국의 여러 대학에서도 게임이론을 방법론으로 활용하는 국제관계학 수업을 개설하고, 이러한 기술을 가진 교수들을 적극적으로 임용하였습니다.
이 가운데 1999년 International Security 봄호에 방어적 현실주의 대표 학자인 Stephen Walt가 “Rigor or Rigor Mortis? Rational Choice and Security Studies”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하였습니다. 이 논문에서 Walt는 사회과학이론을 평가하기 위한 세 가지 기준으로 (1)이론적 일관성과 정확성(logical consistency and precision), (2)독창성(originality), (3)실증적 유효성(empirical validity)을 제시하였습니다. 그에 따르면 게임이론을 활용한 연구는 첫 번째 기준인 이론적 일관성과 정확성 측면에서는 매우 우수하지만, 독창성과 실증적 유효성 측면에서는 매우 부족하다고 비판하였습니다. 독창성 측면에서 보았을 때, 게임이론을 활용한 연구는 대부분은 기존에 발표된 개념과 이론을 수학적으로 다시 표현했을 뿐이며, 불필요하게 복잡한 수학을 사용하는 방법적 과잉(methodological overskill)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실증적 유효성 측면에서는 대부분의 게임이론 연구가 실증적 분석을 생략하거나 정교하지 못한 방식으로 증명하려 한다며 비판하였습니다(Walt 1999).
Walt의 논문이 발표된 이후, International Security 의 편집진은 게임이론을 활용하는 대표적인 국제관계학자에게 Walt의 비판에 대응하는 논문을 같은 해 가을호에 발표하도록 초대하였습니다. 이에 Bueno de Mesquita, Morrow, Powell 등의 학자들이 총 5편의 논문을 1999년 가을호에 발표하면서 게임이론을 활용한 국제관계 연구를 비판하는 Walt의 주장에 반박을 합니다. 그리고 International Security 의 편집진은 이들 본문이 가을호에 발표되기 전 Walt에게 전달하여 읽어보도록 하고, 같은 가을호에 Walt가 마지막으로 이들의 대응을 또 다시 반박하는 논문을 쓰도록 했습니다. 2000년 MIT Press에서 출판한 Rational Choice and Security Studies: Stephen Walt and His Critics는 당시 게임이론을 활용한 연구를 비판하고 옹호하며 논쟁을 벌였던 International Security의 논문들을 책으로 엮은 것입니다(Brown et al. 2000).
Bueno de Mesquita와 Morrow는 그들의 논문에서 Walt의 비판을 다음과 같이 반박했습니다. 먼저 이론을 평가하는 기준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논리적 일관성이며, 이론이 논리적 일관성이 결여되었을 때는 이를 통해 가설을 도출할 수도 없으며 실증적 분석도 제대로 수행할 수 없음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많은 게임이론 연구가 새로운 결론과 독창적인 통찰을 제시한다고 주장하였으며, Bueno de Mesquita의 기대효용이론 연구(Bueno de Mesquita 1980)는 실제 CIA에서도 정책적 수단으로 활용하는 등 게임이론 연구의 정책적 기여를 방법론적 강점 중 하나로 지목하였습니다(Bueno de Mesquita and Morrow 1999). 이 외에도 Martin, Niou & Ordeshook, Powell, Zagare가 각각의 방식으로 게임이론에 대한 Walt의 비판을 반박하였습니다.
나가며
게임이론과 Formal modeling은 국내 국제관계학회에서 많이 활용되는 방법론은 아닙니다. 그리고 국내 정치외교학과에서 이를 활용한 수업을 하는 학교도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해외의 주요 학술지에서 발표된 연구들을 읽다 보면 게임이론을 사용한 연구는 상당히 자주 마주하게 됩니다. 필자 역시 관심 분야 기존 연구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자주 등장하는 게임이론 연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답답하여 게임이론 공부를 시작하였습니다. 게임이론은 연역적 추론의 깊이를 더해주는 이론을 위한 방법론입니다. 새로운 사실을 도출하기 위해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을 활용하는 추론에서 더 깊이 있는 추론으로 나아가는데 게임이론의 우월전략(dominant strategy), 내시 균형(Nash equilibrium), 파레토 효율(Pareto efficiency) 등을 개념은 매우 큰 도움이 됩니다. Walt의 비판처럼 1990년대 게임이론을 활용한 국제관계 분야 학술논문 중 다수가 실증적 분석없이 Formal modeling을 활용한 연역적 추론만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에는 게임이론은 이론적 분석에서 부분적으로 활용하고 이를 통해 탄탄한 이론을 구축한 뒤, 별도의 방법론을 활용하여 실증적 분석을 병행하는 연구들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양적연구 뿐만 아니라 사례연구에서도 이러한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2016년 Goemans와 Spaniel은 게임이론을 활용한 사례연구 방법을 Security Studies 에 발표하기도 하였습니다(Goemans and Spaniel 2016). 게임이론에 관심이 있는 연구자에게 이 글에서 소개한 Rational Choice and Security Studies 는 게임이론을 활용한 국제관계 연구가 어떠한 장점이 있고 어떤 한계가 있는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참고문헌
Goemans, Hein, and William Spaniel. 2016. “Multimethod Research:” Security Studies 25 (1): 2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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